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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서방 탐방기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른 여자 2010/06/20 02:30 by 글렌굴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른 여자는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자 가수라고 일컫는 Billie Holiday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동시대에 사라 본이나 엘라 피츠제럴드가 있었지만 단연코 빌리 할러데이를 능가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처음 빌리를 접한 것은 최민수/이승연이 주연한 "피아노맨"이라는 영화에서였습니다. 정신 이상자인 최민수가 늘 빌리 할러데이를 중얼거리죠.

그리고 지금 나오는 이 음악(아..아직 링크를이 모 CF에 삽입되어 쓰이면서 귀에 익숙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곡은 "I'm A Fool To Want You"라는 곡인데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빌리가 사망하기 1년전에 레코딩한 "Lady in Satin"이란 앨범의 타이틀로 수록된 곡입니다.
    
                     

빌리 할러데이를 알 게 한 것은 이 글과 같은 제목의 책, 또 "Lady in Satin"에 실린 곡들입니다. 그래서 book 이야기지만 적절히 섞어서 기억을 더듬어 보겠습니다.

원래 빌리의 목소리는 지금 나오는 노래처럼 탁하고 깨어진 목소리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초기 / 전성기때의 곡을 못 들어봐서 알 수는 없지만 감정이 아주 풍부한 그리고 그 감정을 아주 능숙하게 처리하는 비브라토가 멋진 그윽한 목소리였다고 하네요. 지금의 이 목소리는 사망하기 1년전에 마지막 심기일전해서 녹음한 것이지만 지난날의 그 음색은 아니라는군요.

본명이 엘리노어 페이건이었던 빌리 할러데이는 1915년 4월 7일에 출생했습니다. 빌리는 밤무대 시절에 얻은 예명입니다. 아버지 성이 할러데인데 엄마 성을 땄다고 합니다. 아마 아버지인 클라랜스 할러데이란 사람이 어려서, 빌리를 키울 상황이 아니었던지 집을 나가 버렸던지 그랬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해서...ㅡ,.ㅡ;;;

암튼, 저 당시는 미국에서도 인종차별이 엄청났던 시기입니다. 흑인은 감히 백인들과 노래부를 수가 없었죠. 그나마 조금 피부색이 하얀 편이었던 빌리는 얼굴에 검정칠을 하고 노래를 부른 적도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노래는 잘 했지만 딱히 생계의 수단이 없었던 빌리는 굶주림에 시달리며 매춘을 통해 생계를 해결해야 했고 마약에 찌들어 44년의 인생을 살았습니다. 유럽투어나 레코딩을 통해 돈을 번 적도 많이 있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흑인에 대한 차별은 정말 극심했던 모양입니다. 빌리 할러데이의 곡 중에 "이상한 과일"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원 제목도 "Strange Fruit"인데 사람이랍니다. 백인 주인이 흑인 노예를 나무에 매달아 때리고 싶은 만큼 때리고 그냥 가 버리면 그걸 멀리서 보면 나무에 열린 과일처럼 보인다는 내용이죠. 그래서 이상한 과일...

직접 부른 노래에까지 표현될 만큼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고 본인도 끊임없는 체포와 석방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알콜의 힘을 빌려야 했고 마약에 찌들 수밖에 없었던 거죠. 뭐...흑인이라 체포되고 마약한다고 또 체포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한동안은 마약을 끊는데 성공했지만 이번엔 그 부작용으로 알콜중독이 돼 버렸습니다. ㅠ.ㅠ

그런데 잘 몰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이 부른 노래에는 그런 힘든 느낌이 많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편안한 느낌만 받을 뿐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조금 촌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들을수록 신기한 것은 알카포네 시대나 언터처블같은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담배연기 자욱한 어떤 바에서 여가수가 노래하는 장면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흑인의 피는 수혈도 안 받는 시대상황(가물가물..Doctors 참조)을 보건대 빌리가 활동했던 40년대는 더욱 혹독했던 것 같습니다. 발작을 일으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서도 의사가 봐주지 않아서 그냥 방치되어 있던 적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재기의 몸부림을 보인 것이 바로 이 앨범 "Lady in Satin"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노래를 다시 들으면 빌리의 목소리가 어쩐지 피곤함이 가득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빌리 할러데이는 1959년 7월 17일 사망했습니다.

앨범 자켓에 있는 글을 잠깐 인용해 보겠습니다.

When her body was examined they found $750 taped to her leg - an advance for a series of autobiographical articles. Her bank account registered a further 70c. By the end of the year more than $100,000 was added to the total as a result of increased record sales. The people who ignored and reviled her in life now flocked around her metaphorical corpse the way ghouls do after a road accident. Billie Holiday had no further use for such blood money.

언제든지 체포당해 추방당하면 쓰려고 돈을 다리에 붙여놨던 것일까요? blood money 우리말로 하면 "피값" 정도 되겠지요...읽으면 읽을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더욱 울적해지는 삶입니다. 그리 유쾌하지는 않지만 어떻든 요즘 시대에도 빌리 할러데이의 노래는 들을 수 있고 그의 삶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편안함을 얻을 수 있습니다.

Ps. 지금의 이 곡은 그 당시에 녹음된 테입을 디지털로 완전히 리마스터링한 것이랍니다. 그래봤자 저는 그 차이를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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